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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권(장애인 특수학교 교시)

최근 대학에 입학자가 많다고 난리이다. 대학의 입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자가 훨씬 많다고들 이야기한다. 이제는 대학의 덩치를 줄이고 대학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대학의 학과 정원을 줄이고 대학의 학과를 통폐합하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수행하면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겠다고 한다. 이를 두고 수많은 대학 교수, 대학생들이 거리에 나서고 심지어 대학 졸업생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남의 일로만 바라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교육권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제31조에 교육권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와 의무, 의무교육와 무상교육의 원칙을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하고 있음에도 그 헌법 조항을 실행하기 위하여 제정한 여러 법률에 의하여 그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늘 음지에서 있어야 했고 존재마저 부정당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수많은 이름으로 불려야 했다. 병신, 봉사, 귀머거리, 불구자, 심신미약자, 장애자, 장애우. 바로 장애인의 교육과 대학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한국에서 장애인의 교육권 문제는 지금까지도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다. 장애인의 교육권 자체는 헌법, 교육기본법과 같은 법률에 의하여 보장되었고 특수교육진흥법에 근거하여 실행되었지만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 이러한 법률에서 장애인들의 교육권을 제한해서 적용할 수 있는, 요컨대 중도 중복 장애인의 교육권을 유예하거나 예외로 둘 수 있는 조항이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수많은 장애인들이 교육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들과 장애 학생 학부모들의 오랜 투쟁 끝에 2008년이 되어서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제정하고 시행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에서는 그동안 침해당했던 교육권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고등교육, 즉 대학교육에서는 아직까지도 문제가 산적해 있다. 장애인의 대학 교육 문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장애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고자 하는 동인이 부족하다. 둘째, 장애 학생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 셋째, 장애 학생이 대학에 입학한 후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부족하다. 우리가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장애 학생 당사자들이 얼마나 대학을 가고 싶어 하는가’일 것이다. 장애 학생이나 장애 학부모들의 대학 진학 요구 자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2011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특수교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 학생의 학부모들이 장애 학생의 상급학교에 대한 진학을 희망하는 비율이 43% 내외로 나타났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은 장애 학생의 대학 진학 요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에 대한 사회 시선의 변화, 장애 학생 부모의 학력 향상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 학생의 대학 진학 요구와 장애 학생의 대학 진학 비율 자체는 비장애 학생의 그것에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특수교육 현장 특히 특수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장애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대한 인식을 들어 본다면 그 원인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 학생들은 특수교사나 혹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장애 학생에 대한 낮은 기대, 그리고 장애인의 취업 시장이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인하여 대학 진학에 대하여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 특수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진로 특성은 다음과 같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전공과 진학이며 무직 및 미상, 보호 수용, 취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장애 학생들은 대부분 전공과에 진학하며 직업 교육을 받거나 취업을 준비하고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취업 현장에 뛰어든 장애인들을 원하는 산업 현장은 대부분 2차 산업에서 단순 조립을 하거나 제과 제빵을 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직업군들은 고학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되려 고학력이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장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졸업하여도 마땅한 직업을 갖추기에 쉽지가 않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에 따라 장애인을 고용하는 데 소극적이고 그나마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취업 방법은 공무원 혹은 교사 임용을 준비하는 것이며 그나마도 그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전환 및 자립을 위해서 대학에 진학할 필요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 그 자체에 대한 소극적 자세로까지 이어진다. 장애 학생의 대학 입학 기회 부족은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입시 교육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장애 학생과 학부모들의 대학 진학 요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입시 교육은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장애 학생들은 대학 입시를 목표로 둔다 하더라도 현재 교사들과 특수교육기관들은 대학 입시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먼저 대학 입시에 관한 경험이 없을뿐더러 대학 입시에 대한 정보 등을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하다. 특수교육기관의 고등학교 과정을 거친 학생들의 진로 설정은 취업 및 직업 교육에 한정되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장애 학생의 상당수가 직업 교육을 담당하는 전공과로 진학하거나 바로 취업 전선으로 가고 있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특수교사들도 대학 입시와 관련된 정보, 요컨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대학 모집과 관련된 정보나 준비 방법 등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특수학교일수록 더욱 심하다. 거기에 더해서 장애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도 부족하다. 사교육 현장은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일단 사교육계에서도 가지고 있는 입시 정보는 대부분 일반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비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들이다. 특수교육기관에서 재학하고 있는 장애 학생들을 위한 입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거기에 덧붙여 장애 학생의 이동권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의 사교육 시설은 건물 입구부터 강의실까지 장애 학생이 이동하고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공교육부터 사교육에 이르기까지 장애 학생이 대학 입시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대학으로 진학한다 하더라도 장애 학생이 경험하는 어려움은 줄어들지 않는다. 장애 학생의 교육 문제 지원를 비롯하여 여러 지원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는 각 대학에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30조) 그와 함께 장애 학생 지원을 위한 특별지원위원회를 설치 및 운영을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29조) 더불어 장애 학생과 관련된 지원 제공을 학칙으로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동법 32조) 이러한 법률을 근거로 대학은 특별지원위원회와 장애학생지원센터를 기반으로 장애 학생에 대한 편의와 지원을 제공하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 대학 장애학생 교육권 실태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09년 4월 현재, 장애학생이 1명 이상 재학 중인 218개 대학 중 장애학생 지원 업무를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는 대학은 무려 193개에 이르고 있으며,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특별지원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대학도 무려 172개교에 이른다. 장애학생의 재학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의 353개 대학 중 장애학생 지원 관련 사항을 학칙에 반영하고 있는 대학은 80개교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학 장애학생 교육권 실태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다음을 지적하였다. 첫째, ‘장애인 대학입학 특별전형 제도’는 계속 확대 시행되어야 한다고 조사되었다. 다만 수단으로 전락한 특별전형제도가 그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둘째, 대학의 장애학생 특별지원위원회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장애학생지원센터 또는 장애학생 지원부서는 전문성이 부족하여 장애학생에게 적절한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 도우미의 경우 사전 교육 없이 배치되는 경향이 있다. 셋째, 특별전형 관련 지원 대학의 정보가 부족하여 대학 선택의 어려움이 있으며, 문자통역 등 적절한 수험편의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 입학 지원 과정에서도 여전히 차별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합격생에 대한 대학생활 안내가 부족하다. 넷째, 장애학생을 위한 교수-학습지원 가이드라인 구축, 대체강좌 개설 지원, 튜터링이나 멘토링 지원 등의 교수-학습 지원 환경이 여전히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조공학기기 지원이나 교수-학습 지원을 할 수 있는 인력 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역 없이 수업을 듣거나 교재 없이 수업에 참여해야 하는 장애학생들도 발견되었다. 따라서 효과적인 교수-학습 지원 체계가 확대 또는 구축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대학 내 시설의 이동 및 접근 편의가 미흡한 편으로 나타났다. 강의실을 비롯하여 대학 내 각종 시설에 대한 편의시설 설치가 부족한 경우가 있었고, 시설 이용에 따른 추가적인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숙사 지원의 경우 활동보조인 지원 등 인력 지원이 필요하지만 이를 모두 지원하고 있는 학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자치활동이나 학생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학교 내에서의 활동에 대한 별도의 지원 체계가 부족하여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여섯째, 현재 장애학생의 진로 및 취업지원은 주로 상담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학교 차원에서 장애학생의 취업 정보 제공, 취업 지원, 추수지도 등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7년 이래로 대한민국의 인권은 개선되어 왔으며 이제는 완전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대한민국의 인권은 이야기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개선되었으며 만민이 평등한 사회라고 진정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장애 학생이 현재 겪고 있는 교육권 침해 실태, 특히 장애 학생의 대학 진학, 재학, 졸업을 둘러싼 문제점들은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단편이다. 장애 학생들이 대학의 진학 과정에서, 재학 및 졸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어야 교육권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소수자의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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